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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world/comment

싸이월드는 프라이버시 서비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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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월드는 폐쇄적인 서비스다." 일부 테크니션들이 이걸 예전부터 떠들고 다녔고, 잘 모르는 사람은 그들이 테크니션인지 모르고 그냥 사람들이 그러니 그렇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싸이월드는 변했고, 이제는 기술적으로 더 폐쇄적이라고 말하기가 힘든 정도다. 하지만 아직 사람들은 그런 줄 안다. IT 기자들도 그런데, 싸이월드는 API 조차 개방하지 않고 있다고 생각하는 기자가 아직도 많다. 덕분에 사람들은 여전히 그렇게 생각한다. 그리고 그게 싸이월드의 단점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싸이월드는 프라이버시 서비스다." 풀어서 쓰자면 나와 내가 아는 사람들과 함께 쓰는 곳이라는 느낌이 드는 서비스다. (그런데 이 폐쇄성이 기술적인 폐쇄성의 부정적인 생각과 결합되어 그 동안 안 좋은 것으로 여겨졌다. 이 역시 테크니션들이 주도 했다.) 시끄러운 정치 이야기, 어지러운 경제 이야기, 뭔 말인지도 모르는 IT 이야기 말고 내 친구들, 가족들, 학교 사람들, 같이 취미 활동을 하는 사람들, 뭔가를 같이 배우는 사람들, 같이 사는 배우자와 토끼같은 자식들의 이야기가 오고가는 서비스다. 이런 이야기들은 내가 마음을 연 사람에게만 보여주고 싶은 것들이다. 싸이월드는 이렇게 내가 마음을 연 사람들과 아닌 사람들을 실세계에서 처럼 쉽게 갈라 준다. 초대를 받지 않으면 집에 갈 수 없고, 약속을 따로 하지 않으면 만나 이야기를 나눌 수 없다. 허락을 받지 않으면 대문이나 보고, 우연히 만나 가벼운 인사만 나눌 수 있을 뿐이다.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 플러스까지 난리도 아니다. 그곳으로 옮긴 사람들은 아직도 싸이 하냐고 떠든다. 그런 사람들이 일부 돌아오고 있다. 이유는 모두 같았다. 그곳에 사적인 내용 올리기가 좀 그렇다는 것이다. 그곳에서도 상당히 폐쇄적인 운영이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그런 느낌이 드는 이유는 싸이월드가 기본적으로 걸러주고, 막아주는데 비해 그곳은 기본적으로 터주고, 열어주기 때문이다. 세상에는 익명성이 보장된 열린 공간이 있어야 하지만, 사람은 익명성 없는 사적인 공간도 있어야 하는 존재다. 싸이월드가 세상에서 가장 많은 사용자를 가진 SNS 서비스가 되긴 힘들지 몰라도 세상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사적인 공간을 제공하는 SNS는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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