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커뮤니케이션즈가 지난 2005년부터 야심차게 추진해왔던 '글로벌 싸이월드' 전략이 수정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였다.
SK커뮤니케이션즈는 지난 6일 이사회를 열고 싸이월드 유럽법인을 청산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SK컴즈의 유럽법인은 2006년 7월 독일 도이치텔레콤 계열사인 티온라인 벤처펀드와 합작법인으로, 해외 싸이월드 진출거점 중 5번째다. 그러나 투자한지 2년도 채 안돼 정식 서비스 한번 제대로 못해보고 철수를 결정하고 말았다.
현지 시장의 '진입장벽'은 생각보다 높았다. 국내에선 2000만명 이상의 회원수를 확보할 정도로 성공적인 비즈니스
모델이었지만, 독일 시장은 달랐던 것이다. 인터넷 서비스는 비즈니스 모델의 싸움이 아닌 '문화'라는 사실을 싸이월드는 뒤늦게
깨달았다.
결국 마이스페이스닷컴, 스투디비즈, 스카이락 등 현지 사업자들이 주도하고 있는 시장구도를 싸이월드가 쉽게 뒤집을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런 상황에서 현지 운영비도 만만치않아 차라리 일찍 철수하는 것이 손실을 줄이는 길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日싸이월드 모델 포기..中현지파트너 물색
글로벌 싸이월드에 대한 구조조정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지난 2005년 5월 설립된 일본법인의 경우, 한국형 싸이월드 사업모델을 과감히 포기했다. 대신 한류(韓流) 기반의 커뮤니티 사이트로 변신을 시도중이다.
한국형 싸이월드 모델로는 더이상 현지시장에서 승산이 없다는 판단이다. 사실 일본 시장은 SK컴즈가 다른 여타지역보다 강한 의욕을 보여왔던 전략적 요충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년이 넘도록 수익면에서 고전을 면치못했다.
싸이월드의 첫 해외 진출지역인 중국에서도 그다지 상황은 나아보이지 않는다.
중국법인은 2004년말 설립돼 이듬해 현지 싸이월드 서비스를 시작한 이래 현재 회원수는 670만명까지 늘어났지만, 여전히
적자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SK컴즈는 중국법인을 합작회사 형태로 전환하기로 결정하고 현재 현지 협력사를 물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싸이월드 역시 현재 SK텔레콤이 설립한 SKT홀딩스아메리카에서 전체 인터넷 서비스 부문에서 사업방향이 재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베트남과 대만 등은 그대로 유지하되, 현지화를 강화하고 선별적 투자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정했다.
SK컴즈는 국내에서 성공신화를 일궈낸 '싸이월드' 모델을 해외 곳곳에 진출시켜 전세계를 아우르는 글로벌 싸이월드 대제국을
형성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우고 지난 2004년 말부터 2006년 사이에 중국, 일본, 미국, 대만, 독일, 베트남 등 무려
6곳에 잇따라 법인을 설립했다.
당시 무모한 도전(?)으로까지 비쳐졌던 SK컴즈의 공격적 해외투자는 그래도 이미 국내에서 검증된 비즈니스 모델이고 한국의 독자 커뮤니티 서비스의 해외 첫 진출사례라는 점에서 글로벌 시장 안착여부에 업계의 귀추가 주목돼 왔다.
◇국내 싸이월드 서비스도 수술중
메스의 칼날은 국내 싸이월드 서비스도 비껴가지 않았다. 국내 싸이월드 역시 그동안 주력 수입원이던 '도토리(디지털아이템)
판매' 수익이 답보상태에 빠지면서 서비스 정체 논란이 지속돼왔다. 실제 지난해 전체 싸이월드 도토리 판매액은 전년대비 2% 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SK컴즈가 선택한 카드가 수익모델 다변화다. 무엇보다 미디어 광고 수익비중을 늘리겠다는 것.
실제 지난해 말부터 광장, 동영상, 검색 등의 하부 서비스들을 크게 강화한 결과, 싸이월드 메인페이지 방문자수가 지난해
월 3000 페이지뷰에서 올해 월 5000만 페이지뷰 수준으로 껑충 뛰었다. 메인 페이지뷰의 증가는 결국 광고수익과 직결된다.
미니홈피 서비스의 광고모델인 '해피클릭' 서비스를 크게 강화한 것도 이 때문이다.
차세대 싸이월드 서비스로 주목을 받았으나 정작 서비스 초기에는 흥행에 실패했던 '홈2' 도 현재 가입자 200만명을
돌파하면서 안정세를 찾고 있다. 더욱이 조만간 싸이월드 미니룸을 3D 아바타로 꾸밀 수 있는 서비스와 음악 다운로드 서비스도
나오면, 도토리 판매액도 다시 늘어날 것으로 회사측은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