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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Cyworld] 도덕적 동물 : 지위를 추구하는 동물의 미니홈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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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이전 글([Cyworld/Book & Cyworld] - 책과 싸이월드)대로 책을 읽다가 들었던 싸이월드에 관한 생각에 관한 글이다.

이번 책은 로버트 라이트의 "도덕적 동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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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덕적 동물(Moral Animal) : 진화심리학으로 본 인간의 본성


우선 이 책은 일단 인간의 지위 추구, 권력의 본질 등에 대해서 쓴 책은 아니다. 이 책은 인간의 도덕성에 대해서 진화심리학으로 풀어 쓴 책이다. 인간의 본성을 성선택부터 시작해서 도덕성까지 설명한다.

책의 전체적인 내용을 고려해서 싸이월드에 관해 쓴다면, 인간의 도덕성과 싸이월드 또는 인간의 본성과 싸이월드 정도의 거창한 주제를 잡아야 할 것 같다. 사실 인간의 본성과 연관한 내용은 한번 정리해 보고 싶었다. 그런데 책 읽기를 마치고 정한 주제는 인간의 지위 추구 성향이다. 지위 추구는 이 책에서 극히 적은 부분을 차지한다. 650쪽에 달하는 내용 중에서 직접 이야기한 부분은 몇 쪽도 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주제를 그렇게 정한 이유는 짧은 지위 추구에 관한 내용이 내게 강한 인상을 남겼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야기를 풀어 놓았다 수숩하기도 편할 것 같아 보이기 때문다. 아무튼 수준에 맞지 않게 어렵게 가고 싶지는 않다.


먼저 인간에게는 지위를 추구하는 성향이 있다. 가장 노골적으로 지위를 추구하는 인간은 정치인인데, 정치인이 모인 집단인 정당은 그 목적 자체가 정권획득이다. 지위를 추구하는 이유는 그다지 복잡하지 않다. 높은 지위에 오르면 얻는게 많아지기 때문이다. 굳이 더 많은 번식 기회(?)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예를 들 수 있는 것은 엄청나게 많다. 기본적으로 높은 지위를 가지면 더 많은 이익이 생기고, 집단 안에서 높은 지위를 가진 사람이 자원을 배분할 권리를 가지게 되며 그 자신이 가장 많은 이익을 챙긴다.

다음으로 인간은 지위를 뽐내려고 하는 성향도 있다. 금배지를 달고 다니기도 하고 비싼 차를 몰고 다니기도 하고 좋은 옷이나 명품을 걸치고 다니기도 한다. 이러는 이유는 간단하다. 지위가 있어도 거지같이 하고 다니면 대접 못 받는다. 실제 지위가 낮아도 명품 걸치고 비싼차 끌고 다니면 대접 받는다. 목소리 크면 이긴다. 얻기 힘든 타이틀이 있으면 보는 눈빛 부터가 달라진다.

싸이월드의 창업자([Cyworld] - 싸이월드 첫번째 미니홈피의 주인공)가 인간의 본성까지 고려해서 미니홈피를 기획하지는 않았겠지만 일단 만들어진 다음부터는 그것의 영향을 받았다. 사용자들이 좀 더 신경을 쓰는 부분이 있고, 상대적으로 그렇지 않은 부분이 있다. 이를 지위와 관련해 하나씩 생각해 보니 지위를 나타내는 성향이 강한 요소일수록 더 신경을 많이 쓰는 것으로 보인다.


미니홈피의 구성요소들에 대해서 지위와 관련해 하나씩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방문자수/스크랩수/즐겨찾기수

이민정 미니홈피 캡쳐

이민정 미니홈피 캡쳐


일단 숫자로 나타낼 수 있 것은 그 높고 낮음을 확실하게 구분할 수 있다. 방문자수/스크랩수/즐겨찾기수 같은 수치들은 다른 사람의 관심을 수치화 한 것이고, 다른 사람들의 관심(인기)은 지위를 나타내기도 한다. 특히 방문자수는 중고등학생 정도의 이용자들에게 그 중요도가 더 큰 것 같다. 투데이버그 프로그램을 찾는 사람이 대부분 학생인 것으로 미루어 그렇게 짐작 된다.

일촌/일촌평/일촌신청

정려원 미니홈피 캡쳐

정려원 미니홈피 캡쳐


일촌의 수도 중요한 지위의 상징이다. 지위가 높을 수록 인맥이 넓어지고, 인맥이 넓을 수록 지위를 올리기가 쉬워진다. 그런데 미니홈피의 경우 일촌의 정확한 수는 다른 사람이 알 수가 없다. 다른 사람은 일촌평, 댓글들, 방명록글, 방문자수 등을 보고 집작만 할 뿐이다. 그래서 어떤 사람은 일부러 일촌평을 공개로 두고 일촌들에게 일촌평을 쓰도록 독려한다. 또 어떤 사람은 일부러 일촌평을 감춘다.

일촌신청에는 일촌간의 지위를 나타내는 요소가 있다. 일부러 떠벌리지 않는 이상 온라인 상으로 다른 사람에게 알여지지는 않지만 누가 먼저 일촌신청을 했는가는 서로간의 지위를 나타내기도 한다. 보통은 지위가 낮은 쪽에서 먼저 일촌신청을 한다. 거의 대부분의 팬이 먼저 연예인에게 일촌신청을 한다. 서로 지위가 애매한 경우 일촌명 고르기가 힘들다는 핑계로 일촌신청을 미루기도 한다.

김연아 트위터 캡쳐

김연아 트위터 캡쳐


트위터의 경우 following/followers 로 수치화해 보여준다. 지위가 높을수록 추종자가 많아지고 추종자가 많아 질수록 지위(보통은 온라인 영향력)가 높아진다.


방명록

방문자가 방명록을 작성한다는 것은 일방적인 관심 이상의 관계를 뜻한다. 방명록을 보면 대강 그 관계를 알 수 있다. 그런데 최근에는 대부분 방명록을 쓸 때 일촌공개를 요구받는다. 그래서 미니홈피 주인이 어떤 사람과 어떤 이야기를 주고 받는지 알 수가 없다. 그래도 외부에 공개되는 것이 있는데, 바로 전체 박명록 작성수와 최근 3일간의 방명록 작성 수이다. 그것을 통해 지인들과 지속적인 관계가 형성되고 있는지를 간접적을 알 수 있다.
방명록에 비난 글이나 스팸글이 방치되어 있는 경우가 있는데, 미니홈피를 통한 지위 형성에 한해서는 안 좋은 요소가 된다.


댓글

댓글은 많을수록 좋다. 여기에는 방명로과 마찬가지의 원리가 적용된다. 다만 수치로 보이지 않고 그 양이 눈으로 그냥 확인 된다.


스킨/배경음악(BGM) 등의 아이템과 선물

미니홈피에 사용되는 아이템들이 직접적으로 지위를 나타낸다고는 말 할 수 없다. 하지만 그 취향은 간접적으로 지위에 영향을 미친다. 부유함이나 지위에 따라 취향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대게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취향이 고상해 진다. 단순히 나이 때문일 수도 있지만 나이를 먹을 수록 지위가 올라가는 경향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일촌 교류가 많으면 웬만하면 유료 스킨을 유지하고 음악도 계속 바꾸고 싶어한다. 다른 사람이 나보다 훨씬 많이 내 미니홈피를 보게 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자기 구매를 많이 하는데, 지위(인기)가 높거나 일촌이 많으면 아이템을 선물 받을 가능성도 높아진다. 스킨이 계속 바뀌고 배경음악도 계속 최신곡으로 유지할 수 있다.


마이심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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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종의 타이틀이다. 3가지 종류가 있는데, 기본형과 활동형은 거의 무상으로 얻을 수 있지만 인증형은 비교적 얻기가 힘들다. 투멤, 얼짱, 싸이스타 같은 것은 경쟁율이 엄청나게 높거나 아예 얻을 수 없기도 하다.


매력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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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력지수는 지위와 관련해서 약간 애매한 구석이 있다. 분명 온라인 활동성을 그래프화해서 보여주기는 하는데, 일부는 이것이 보여지는 것을 상당히 꺼려한다. 특히 액티브 수치의 경우가 그렇다. 액티브 수치는 한마디로 싸이질을 많이 하면 잘 올라간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이것이 높으면 할일 없이 싸이질이나 하는 사람으로 인식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어찌 생각하면 이것이 일리가 있을 수도 있다. 지위가 높거나 지위를 한참 높이려는 사람은 마땅히 할일이 없을 리가 없을테니 말이다. (싸이질의 가치에 대한 이야기는 이글과 많이 상관은 없으니 일단은 넘어 간다. 언제고 싸이질에 대한 약간 다른 시각을 보여줄 날이 있을 것이다.)


게시물

미니홈피에서는 특히 사진첩이 중요하다. 뭐.. 이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사진첩에서는 그 사람의 생각과 생활을 그리고 누구와 함께 했는지를 파악할 수 있다. 요즘에는 1촌공개가 일반적이지만 일촌공개를 하더라도 뭔가 있어 보이는 분위기 있는 사진을 올리는 폴더 하나 정도씩은 공개한다.
일부에서는 패밀리 레스토랑, 커피 전문점, 호텔, 해외 명소 등에서 찍은 사진을 올리며 허세 부린다고 비난 하는데, 허세는 내가 더 높은 지위라고 자랑하는 인간의 기본 성향중 하나일 뿐이다.


다이어리/스티커

스티커로 도배된 신세경 미니홈피 다이어리

스티커로 도배된 신세경 미니홈피 다이어리


다이어리는 미니홈피내의 블로그 성격이 있는 게시판이다. 게시판 보다 분명한 목적이 있어서 용도만 맞다면 꾸준히 씌여지는 특징이 있다. 일부는 사진첩을 다이어리 처럼 쓰기도 한다.
다이어리에는 미니홈피 주인의 감정상태를 구체적으로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 미니홈피 제목이나 대문글에 표현하기도 하지만 다이어리가 확실히 구체적이다.
다이어리의 재미있는 특징은 방문자가 스티커를 붙여줄 수 있다는 것이다. 인기가 있을 경우 위와 같은 정도는 아니더라도 스티커를 좀 받을 수 있다. 스티커가 유료도 아니고(하지만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얻을 수 있다) 받는 다고 뭐 달라지는 것은 없지만 관심의 표현임에는 분명하다.


대충 미니홈피의 구성요소들을 살펴 봤다. 어떤 것들은 상대적으로 분명한 반면 어떤 것들은 좀 애매하다. 어찌보면 별 의미 없는 수치일 뿐인데 지위를 상징하는 것으로 여겨지는 경우도 있고 일반적인 의미에서 지위의 상징인 요소가 실제로는 거의 그것을 나타내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이미 지위를 나타내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은 넘어가도록 하고, 그 기능이 미진한 것들을 몇가지 골라 개선할 점에 대해서 써보겠다.


아이템의 선물여부 표시

자기돈 주고 구매한 아이템과 다른 사람이 선물한 아이템은 그 사회적 가치가 사뭇 다르다. 선물을 받는 다는 것은 누군가에게 관심의 대상이 되고 사랑받는 존재라는 뜻이다. 설혹 단순히 환심을 사 이익을 취하려는 목적의 선물이라고 하더라도 무언가 내어줄 것이 있는 사람이나 받을 수 있다. 물론 찌질하게 졸라서 받을 수도 있고 불쌍해 보여 받기도 한다.

지금 대부분의 싸이월드 이용자들 모르겠지만 예전에 싸이월드에는 자기구매 기능이 없었다. 모든 아이템은 선물만 가능했다. 그랬던 것이 자기 돈 내고 아이템도 못 사느냐는 이용자가 늘어나면서 결국 자기구매 기능도 생기게 된 것이다. 구체적인 통계를 구할 수 없으니 알 수 없지만 아마도 지금은 자기 구매가 훨신 많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그런데 미니홈피에 사용되는 아이템은 선물 받은 것인지 자기가 산 것인지 알 수 없다. 그래서 방문자들도 그것에 큰 관심이 없다.

아이템은 선물 받거나 자기가 구매한 것이다. 근데 그것을 방문자는 모른다. 바로 여기에 지위적 요소를 추가할 수 있는 틈이 있다. 선물받은 아이템에 한해서 선물 여부를 선택적으로 표시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스킨 같은 경우 스킨에 바로 표시할 수도 있고, 배경음악의 경우 재생목록에 표시할 수도 있다. 그 밖의 아이템은 사용중인 아이템 목록에 표시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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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전에는 방문자도 미니홈피 주인이 선물 받은 목록을 볼 수가 있었다. 그런데 선물을 준 사람의 정보(이름링크)도 같이 나와서 결국은 사라졌다. 하지만 선물 여부만을 선택적으로 표시한다면 별 저항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 된다.


마이심볼의 구체적이면서도 다소 어려운 단계적 획득조건

심볼은 기본적으로 지위를 나타내는 표시이다. 그런데 싸이월드의 마이심볼은 획득하기가 너무 쉽고 때로는 그 기준이 너무 애매하다. 얻기 어려운 심볼을 달아놔도 그것을 얻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모르니 그것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봐도 무덤덤하다. 또 어떻게 해야 얻을 수 있는지 모르니 도전도 별로 하지 않는다.
따라서 심볼의 획득조건을 명확하게 표시해줄 필요성이 있다. 또 심볼에 레벨을 부여해서 낮은 레벨의 심볼은 비교적 얻기 쉽도록 하고 높은 레벨은 어렵게 할 필요성도 있다.
가장 쉽게 생각할 수 있는 예가 카트라이더의 장갑 같은 것이다. 싸이월드에서 한번 고민해 보았으면 한다.


일촌평의 공개와 이름링크 숨김

아무튼. 일촌평은 지인들의 평가다. 일촌편을 통해 그 사람의 (지인들 사이에서의) 지위를 간접적으로 확인 할 수 있다. 대게 일촌이면 좋게 써준다. 그런데, 일촌 정보 노출 때문에 일촌평 메뉴 자체를 빼버린다.
그래서 일촌평에서 이름 정보를 뺄 수 있는 옵션이 있으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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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에 대해서 예전에 매니아클럽에 글을 쓴적이 있다. 블로그에 올린줄 알았는데 링크 걸려고 찾아보니 안 올렸다. 그래서 일단 캡쳐만 떠 왔다.



짧게 쓰려고 했는데 쓰다가 보니 거의 이틀째다. 능력 밖으로 길어지면 주제에서 벗어나기 마련인데, 설명 하면서 내생각을 정리해 보자에서 시작해서 건의로 끝나 버렸다. 어쩌면 앞으로도 이럴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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